캐릭터 이야기
“그냥 너를 화나게 해서 그게 미안해…”
연애는 왜 이렇게 힘들까. 같이 있을 때 분명히 즐거웠던 것 같은데 왜 헤어지자고 한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 싸운 적이 있긴 하지만 잘못했을 때 금방 사과도 했는데 하고 생각한다. 하긴 미안하다고 하면 상대는 뭐가 미안한지 물었다.
“그게 아니야. 넌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
“그게 아니면 뭐 때문이야 도대체...”
하지만 떠나는 라마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라마마의 가슴이 너무 아프다. 몇 번을 더 이렇게 해야 할까 막막한 생각이 든다.
1115년, 하트코 행성의 나무가 울창한 어느 숲.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가 사락사락 들린다. 이어 톡톡 무언가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데 한 풀잎이 나뭇가지 끝에서 막 돋아난다. 유난히 초록빛을 띠고 있다. 점점 돋아나온 풀잎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어린 풀리피다!
항상 웃고 있는 꼬마 풀리피
유난히 친구를 좋아해서 옆자리 잎사귀 친구들과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사계절이 뚜렷한 하트코 행성에도 계절은 바뀌어 풀리피와 친구들이 사는 나무에 꽃이 피고 풀리피의 몸도 자란다. 계절 흘러 가을이 되고 한 풀잎 한 풀잎씩 몸의 색깔이 바뀐다. 유난히 푸른 풀리피는 어쩐 일인지 몸의 색이 바뀌지 않는다…
“너만 초록색이야. 왜 그렇지?”
“풀리피야. 우리는 노랗게 변하고 있는데 너만 초록색이야.” 가장 친한 옆자리 풀잎이 말한다. 풀리피는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별일이 아니라고 넘기기로 한다. 그때 멀리 있던 한 친구가 소리를 지른다.
“얘들아! 내 몸이 이상해. 기운이 하나도 없고 너무 건조해.”
풀리피만 남았다.
그 친구는 곧 나무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다른 친구들은 그 광경을 보고 놀라지만 모두 아래로 떨어질 준비를 하며 몸을 조금씩 말고 있다. 부모님 잎사귀들이 말해준 찬 바람이 불 때 나무와 헤어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풀리피도 몸을 말려고 하지만 몸이 말아지지 않는다. 너무나 탱탱한 풀리피의 몸… 풀리피와 한 나뭇가지에 살았던 모든 친구들이 다 떨어졌다. to be continued…